영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인터넷을 검색하기 바란다. 난 그냥 영화를 본 후 소감/느낌 등을 기술하고자 한다. 개인적으로 '미라카미 하루키'의 글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그녀(=아내)는 모든 것을 그의 탓으로 돌렸다. 아이가 유산했을 때 '그(=남편)'가 특별히 말이 없었던 것도, 자신의 불륜과 외도를 알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로 인해 자신의 가슴은 텅 비어졌다고 했다. 결국 그녀는 모든 것의 원인, 즉 그녀가 여러 남자와 섹스를 한 것의 원인이 '그'에게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러니 외도를 저질러도, 남에게 피해를 주어도 세상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여긴 것이다. 그런 그녀의 태도는 누구에게도 설득력이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에게는 자신의 허물을 합리화하기에는 매우 편리한 방법이었다. 아니 더없이 좋은 수단이었다.
말을 하지 않아도, 말을 해도 그녀의 마음을 알지 못했던 '그'는 그녀가 가진 공허와 외로움의 원흉인 셈이었다. 결국 모든 것은 '그'의 죄(?)였고, '그'는 그의 죄를 어떻게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웃기는 것은 '그' 역시 모든 그녀가 외도를 하게 된 이유가 자신에게 있다고 믿었다는 것이다.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던 '그'로서는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여겼던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를 사랑했던 그녀지만 동시에 많은 다른 남자와의 섹스를 갈구했던 그녀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인정하지 못하는 '그' 자신을 그는 원망했다. 그래서 '그'는 그녀가 죽은 후에도 여전히 그녀를 그리워했던 것이다. 그러한 그의 정신세계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결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며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근데 왜 꼭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떨어진다. 그냥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일을 털어놓고, 희망을 갖고, 열심히, 잘 살자'라고 말한다. 맞는 말인 것 같은데... 왠지 영화를 통해서는 잘 와닿지가 않는다.
'그'처럼 내면의 아픔을 가졌다는 그의 전속 운전기사도 그 아픔을 치유한다고 하는데... 왜 운전기사와 주인공이 치유를 하는 건지, 어떻게 치유했다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밑도 끝도 없이 서로의 속내를 털어놓고 치유했다고 주장만 하는 것 같다.
다만, 뭔가 있을 것 같은 영화의 전체적인 독특한 분위기는 초반에는 약간의 매력이 있었지만, 그 매력은 오래가지 않았다. 뭔가 있을 것 같았지만, 딱히 특별한 뭔가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었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중반을 넘기고 종반으로 갈 때쯤부터는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각본은 좋았을지 모르겠으나, 글을 영상으로는 잘 풀어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가끔은 갑갑할 때 누군가와 그 갑갑한 것에 대해 '말'을 지껄이고 나면 속이 후련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깊은 마음속의 상처가 서로 말 몇 마디 주고받는다고 치유된다는 것은 좀 무리 수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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