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쓸 수 있을까..?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라는 말이 있다. 예전에는 저 말을 찰떡같이 믿었던 것 같다. 개같이 벌어도 정승같이 쓸 수 있다고 굳게 믿었던 것이다. 그런데... 내가 나이 먹어가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저 말에 종종 의문이 생긴다.
정말 개같이 벌어서 과연 정승같이 쓸 수 있을까? 내가 오랜 세월을 산 것은 아니지만, 살면서 나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을 보면 개같이 벌면 대체로 개같이 쓰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물론 개같이 벌겠다고 해도, 잘 안되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거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정승같이 벌어도, 개같이 쓰는 사람도 있다. 한마디로, 쉽게 발면 쉽게 쓰고 싶어지고, 쉽게 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개같이 벌었을 때도 비슷한다. 개같이 벌면, 대게는 개같이 쓴다.
정승같이 돈을 쓰려면 '정승같이'는 아니더라도 '사람답게' 돈을 벌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 같은 시대에 대충 똑똑하고, 대충 창의적인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사람답게 돈을 벌어서 과연 돈을 벌 수 있을까? 정승같이 해서 돈을 벌수 있느냐는 것이다?
작금의 시대에 돈을 벌려면 우선 돈을 (많이) 갖겠다는 욕망부터 있어야 한다. 돈에 대한 욕심이 없는 사람에게 과연 돈이 따라올 것인가? 그럴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작금의 자본주의에서 돈을 벌려면, (사회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분배될, 혹은 할애될 돈을 내 것으로 가져와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도덕적, 윤리적, 감성적 태도로 과연 돈을 내 것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
근데 왜 나는 자꾸 이런 돈 안 되는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일까? 이게 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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