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3, 2025

누구나 노인이 된다. 그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나도 언젠가(아니 조만간) 노인이 될 것이다. 그래서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느 날 내가, 내가 한 짓과 내가 나 자신조차 정신과 육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그때가 되면… 스스로의 삶의 중단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침 흘리며 대소변조차 지리며 사는 것은 과연 행복할까…? 아니 그렇게 사는 것은 유쾌한 일인가…?

사고력 인지력 이해력 반응속도 등 모든 것이 저하되는데… 몰상식과 고집과 아집만 남은 노인을 위한 다른 사람의 이해와 수용은 필연적으로 한계에 이르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대안 대책 개선 방법 등은 없다. 노인과 청인 사이에 끝없는 충돌과 반목만 남는다. 청인(젊은 사람)들은 그들의 미래를 살아야 한다. 청인들에게 하염없이 노인과의 충돌과 스트레스에 시간과 정력을 허무하게 허비하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흔히 말하기를... 더 노인을 이해하고 더 많은 사랑을 주어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그 충돌과 스트레스/고통이 남의 일이었을 때, 고상한 척 품격 있는 척 전문가인 척 내뱉는 그럴듯한 허울좋은 말일뿐이다. 노인과의 충돌과 문제가 자신의 문제가 되면 전혀 다른 얘기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집안에 쓰레기를 모으는 노인을 보라. 이해 설득 개선 등이 가능한가…? 대부분은 불가능하다. 이해..? (왜 그리됐는지) 이해는 하지… 그럼 해결책 혹은 개선책은…? 더 많은 사랑을 주라고…? 가족 모두 쓰레기 더미 속에 함께 살면서 더 많은 사랑을 주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모두가 쓰레기 더미 속에 함께 사는 것이… 그것이 사랑인가…? 결국 젊은이들은 노인을 외면하고 회피하고 떠나게 된다.

모든 인간은 결국은 한낱 필멸의 존재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노인이 대체로 현명하지 않음을 인정하고, 노인, 아니 인간은 결국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임을 받아들이는 것이 오히려 (모두에게) 적은 고통으로 해법을 찾는 길이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존엄사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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