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잘 배운 사람을 좋아한다. 학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상대를 배려할 줄 알고 무례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기 기분대로 행동하지 않는 사람. 같은 공간에 있으면 분위기를 읽고 공감할 줄 아는, 상대가 하는 말의 저의를 파악하여 불편함을 줄여주려는 그 예쁘고 선한 마음. 그 마음의 지혜를 좋아한다.
맞춤법을 하나도 몰라도 말의 무시무시한 힘을 알고 조심하는 사람. 앞사람과 대화할 때 오래 눈을 맞추고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 솔직함과 무례함의 차이를 구별하여 행할 줄 아는 명민함이 잘 배운 그 사람의 지혜인 것이다.
어차피 한데 섞여 살아야 할 세상이라면 서로 조심하고 존중하는 것이 좋지 않은가. 우리는 자기가 아는 것 안에서만 생각할 줄 안다. 그것이 각자의 세계관이며 한계인 것이다. 나만의 세계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그렇기에 나와 다른 세계를 가진 사람과의 대화, 모임, 토론을 통해 끊임없이 확장해 나가야 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존중과 배려, 공감, 마음의 지혜, 경청을 배운다. 안타까운 널 생각하며, 나의 한계를 체감하며, 수련이 필요함을 느낀다.
- 손현녕 작가
다른 사람과 토론 대화…? 그건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에 따라 다르다.
나와 다른 가치관, 세계관을 가진 사람, 나와 다르게 사물이나 현상 혹은 사건 사고를 보고 다르게 인식하고, 표출하는 사람과 대화 및 토론을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요즘은 정치적 식견 및 성향이 다른 것도 종교적 차이만큼이나 중요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말'과 '글'로는 그런 사람과 대화 및 토론을 함으로써 시야를 넓히고 타인을 이해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어설픈 감상주의와 이상주의자는 말하지지만... 막상 현실에서 나와 전혀 다른 가치관과 세계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전혀 인식 체계를 가진 사람과의 대화 및 토론은 그야말로 고구마 한 박스를 먹은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물론 아마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 고구마 백 개 먹은 듯한 갑갑함을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더 환장하는 일은 상대가 비논리, 비합리, 비이성주의자일 때, 그 갑갑함은 오로지 나만의 몫일 뿐이라는 것이다. 비논리, 비합리의 상대방은 전혀 갑갑함이 없다. 왜? 비논리, 비합리이므로 그렇다.^^;
언제나 그렇듯... 결국 속 터져 죽거나, 울화병을 견뎌야 하는 것은 더 사랑하고, 더 많이 알고, 더 현명하고, 더 논리적/합리적인 사람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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